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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여행

철쭉이 핀 늦봄에 아름다웠던 <울산 영남알프스 가지산> 정상까지 등산하다!

 

 

 

원래는 울산 영남알프스 간월재에 가려고 했던 참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영남알프스 중에서 높은 산에 속하는 <가지산>에 등산하기로 했다.

코로나 19로 집 밖에 거의 나가지 않고 지낸 터라,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무척 걱정이 많았지만.

아무튼 등산하는 날은 다가왔고. 

새벽 6시 30분에 만나서 차를 타고 집결지로 갔다.

 

 

 

 

 

 

 

 

여행지에서도 새벽같이 기상한 후, 돌아다니는 것에 자신이 없는터라-

산행보다 아침에 일어나서 멀쩡히 움직이는 게 제일 걱정스러웠다.

또 작년에 기껏 체력을 높였더니- 코로나 19로 축 늘어진 체력과 관절 걱정.

그래도 등산해서 정상에 올라가고 싶었다.

직접 걸어서 높은 산 꼭대기에 간 건 손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

처음 보는 사람들과 산행이지만, 같이 하면 억지로라도 정상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대)

마침 다행인 건 석남터널 옆에 있는 중간 지점부터 걸어가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덜했다.

물론 이때까지는 이렇게 힘들지 몰랐지만.....

 

 

 

 

 

 

 

 

 

석남 터널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평일 새벽같이 일찍 와서 그런지 차가 거의 없는 석남 터널.

울산에서 석남 터널까지 차를 타고 오니 그렇게 멀지 않았다.

터널에 오기까지 구불구불한 도로를 올라와서 바로 옆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를 세운 주차장 옆에는 등산객들이 요깃거리를 할 수 있는

정말 다양한 식당이 있었다. 처음에는 무슨 별 맛이 있을까? 했는데..

등산 후 먹는 음식이 이렇게 맛있다는 것을 이 날 처음 알았던 것 같다.

아무튼 벌레기피제 바르고 처음부터 헉 소리 나게 경사진 나무계단으로 쭉쭉 올라갔다.

다들 제법 오랜 시간 동안 등산을 해서 그런지, 재빠르게 올라갔다.

 

 

 

 

 

 

 

 

 

 

산에 올라가면 배가 고플까 무척 걱정했는데.

너무 힘들고 다리가 아프니까- 배에 있는 모든 음식물이 쏠려 나올 것 같았다.

다행스럽게도 빈속이라.. 땀만 몇 바가지 흘렸던 것 같다.

그래도 가끔씩 고개를 돌리면 이렇게 멋진 가지산 풍경이 보여서 금방 기분이 좋아졌다.

 

 

 

 

 

 

 

같이 산행하는 갔던 사람들은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었는데

바로 토끼와 거북이.

나는 거북이 쪽에 속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같이 느리게 올라가는 사람이 둘이나 더 있다는 안도감.

서로서로 응원하면서 앞으로 향했다.

 

 

 

 

 

 

 

가지산 정상까지 힘내서 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바닥에 떨어진 꽃 덕분이었다.

신기하게 사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우수수 떨어진 연분홍색 진달래? 철쭉꽃 덕분에

조금 삭막했던 등산길이 어느새 꽃길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2020년 시작이 좋았지만, 앞으로 계속되는 코로나 19로

생기게 될 많은 변화에 적응을 제대로 하길 바라는 마음을 간절하게 빌어보기도 했다.

가지산은 눈이 엄청 내렸을 때도 참 아름다웠는데-

봄은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활짝 피어있어서 더 멋스러운 것 같다.

 

 

 

 

 

 

 

가지산 정상이 3분의 2가 남은 길목에는

밧줄을 잡고 가야 하는 구간도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밧줄을 잡고 등산하는 건 처음이었다.

실제로 유럽 오스트리아 알프스 산맥도 너무 높고,

시간도 없어서 케이블카 타고 올라갔는데..

실제로 등산하게 되면 정말로 힘들겠다는 생각을 산에 계속 올라가면서 했던 것 같다.

 

 

 

 

 

 

 

 

 

산은 신기하게도 늘 오르막 길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

중간중간에 내리막길과 평탄한 길이 있어서 편히 걷다가

갑자기 숨이 턱 막히는 껄떡 고개가 나와서 무릎이 부들부들 떨리기도 한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니, 바람소리와 주변에 자란 식물의 종이 달라졌고.

정상이 정말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몸은 거의 만신창이었지만, 정상이 눈 앞에 보이는데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가지산 정상 정복!

(짝짝짝!)

무려 해발 1,241m

솔직히 교과서로 배울 땐 저 높이가 뭘까? 감도 안 왔는데.

직접 걸어보니 어마어마하게 높은 산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정말 알프스나 히말라야같이 엄청 높은 산은 어찌 올라갔고,

그런 산에 케이블카는 어떻게 설치했을까..... 진짜 인간은 대단한 동물인 것 같다.

정상 도착했을 때 온몸이 땀범벅이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땀이 다 마르고 추워지기 시작했다.

여름에 오면 엄청 시원할까? 궁금했다.

 

같이 올라온 분들과 기념사진도 찍고, 싸들고 온 과자를 나눠주고 먹었다.

다른 분이 방울토마토를 주셨는데 정말로 맛있었다!

 

 

 

 

 

 

 

 

가지산 정상 옆에 또 다른 길목과 헬리콥터가 내리는 자리가 있었다.

생각보다 사람이 얼마 없어서 등산 내내 편안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었다.

정말 등산은 추천!

 

 

 

 

 

 

 

조금씩 하산하기 시작했다.

내려가는 게 더 쉬울 줄 알았는데,

올라가는 것보다 더 버겁고 이미 무릎과 다리가 아파서 더 오래 걸렸다. 

무릎이 안 좋은 사람은 등산을 비추천하지만,

이렇게 높은 산은 올라간 다음.

막걸리나 부침개, 칼국수는 꼭 먹어보길 추천합니다.

진짜... 너무 맛있어서 아직도 생각난다.

 

 

 

 

 

 

 

 

청색 가방에 푸른색 애벌레가 떨어졌다.

아주 오랜만에 애벌레를 봤다.

바퀴벌레나 파리, 날파리, 집 나방만 보다가 이런 애벌레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나중에 성충이 되면 어떻게 변할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아직 내려가야 할 거리가 한참 남았기 때문에

나뭇가지에 올려서 땅에 내려주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하산할 때는 미처 찍질 못한 진달래? 철쭉 사진을 엄청 찍었다.

빛을 받으면 눈부시게 빛났던 연분홍색 꽃.

 

 

 

 

 

 

 

분명 철쭉과 진달래의 차이는

잎의 유무라고 했는데- 색이 너무 고운 진달래 빛이라서,

알쏭달쏭 궁금한 상태였는데 철쭉이 맞다고 하셨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분홍색의 철쭉이 있다니...

사실 너무 진한 분홍색의 철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렇게 멋진 색의 철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기분 좋았다.

도심에도 연분홍색 철쭉을 심으면 안 될까?라는

생각도 진지하게 했고...

 

 

 

 

 

 

 

 

먼저 내려간 일행은 석남 터널 반대편에 다녀온 지 오래.

다리가 이미 후들후들 풀렸지만, 멈추지 않고 주차장까지 걸어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정신과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다면-

가까운 동네 뒷산이라도 등산하는 것을 정말 추천한다.

곧 초여름이라서, 해가 일찍 뜨기 때문에 선선한 날씨에 올라가서

시원한 산 정상에 올라가니 자신감도 엄청 높아지고 막힌 우울감도 뻥 뚫렸다.

특히 등산 후 먹는 음식이 너무너무 맛있기 때문에 강력하게 추천한다!

 

 

가지산

울산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055-359-5357

 

 

 

 

인스타그램 @imsuperstar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