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타지에 있는 내게 좋은 볼거리가 있다며
보여준 <태화강 십리대숲 은하수길>
한 2년 전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후,
공원 곳곳에 다양한 설치물도 생기고.
전에 없었던 은하수길도 만들고 행사가 더 다양해지고 있어서 기쁜 마음이 크다.
이렇게 아름다운 대나무 숲이 오래오래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태화강 십리대숲 은하수길
시간 일몰 후- 오후 11시
밤이었지만 쨍한 어두운 보라색 빛 밤하늘이 초록색 대나무 숲과
조화롭게 어울려서 은하수길로 가는 길에 한참 고개를 들어서
별도 보고 대나무 숲과 태화강 국가정원 풍경도 찬찬히 둘러봤다.
은하수길은 십리대숲 일정구간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십리대숲 서쪽 구간인 <만회정> 근처 입구로 들어가서
십리대숲 은하수길을 구경하기로 했다.
초반에는 어두컴컴해서 언제쯤 빛이 나타날까 했는데,
약 3분 후, 저 멀리 은은하게 대나무 숲이 보이기 시작했다.
십리대숲 서쪽 입구를 통해 들어온 은하수길 입구.
밤 8시가 넘었지만 미세먼지 없는 맑아서 하늘이 밝게 나와서 더 아름다웠다.
실물로 보면 흔들리는 작은 우주 같은데,
영상으로는 너무 어두워서 잘 표현되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다.
쨍한 색감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십리대밭 은하수길의 빛은 생각보다 잘 어울리고 은은해서 더 좋았다.
아마 빛 알갱이가 작아서 눈에 부담스럽지도 않고,
별빛 같아서 천천히 지나다니면서 구경하기 편했다.
대나무 숲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더 어두워져서
숲의 형태만 보이기 시작했고.
바람이 불 때 대나무가 흔들리면 빛도 같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여서
별이 마구 쏟아지는 것 같았다.
하얀색, 노란색 불빛으로만 구성해도 정말 멋질 듯하다.
빛 알갱이가 워낙 작고 숲 안에는 빛이 거의 없어.
육안으로 봤을 때보다 사진과 영상이 너무 어둡게 나온다.
그래서 더 밤하늘 은하수 같았지만.
초록색 알갱이 빛은 제주도와 이탈리아에서 본 반딧불이가 떠올랐다.
너무 영롱한 초록색 빛.
별빛 가득한 곳에서 터를 잡고 시간을 보내고 싶어 졌다.
은하수길을 쭉 걷다 보니 저 앞부분이 가위로 자르듯 어두워졌다.
태화강 십리대숲 은하수길은 약 10분 정도 걷기 적당했다.
많은 사람들이 은하수길만 보고 대나무 숲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사실 어두운 대나무 숲 안에 한참 걷다 보면 노란 가로수 등에
은은하게 비친 대나무를 구경하는 것도 묘미다.
어두컴컴한 밤이 되더라도 사람들이 만든 인공조명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다 보니, 조명이 없거나 얼마 없는 곳에 가면 어색하지만.
밝게 빛나는 달빛과 함께 캄캄한 대나무 숲을 걷다 보면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와 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 가끔 너구리 뛰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볼 수 없지만 청각으로 느끼는 밤의 이야기는
유달리 기억에 오래오래 남는 것 같다.
돌다리를 걷다 옆을 보라던 아빠 말을 듣고 쳐다보니,
맑은 하늘과 개천에 사이좋게 빛나는 빌딩 숲이
검은색 숲과 사이좋게 위아래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다음에 올 때는 조금 일찍 나와서 구경해볼 예정!
인스타그램 @imsupersta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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