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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여행

{천문/우주} 2020년 6월 21일 400의 기적 < 부분 개기일식>

 

 

 

  • 2020년 6월 21일 일요일 오후 3시 53분 <부분일식> 시작,

 

 

 

어릴 적부터 천문학 · 우주의 기원 · 별에 대해 엄청난 관심이 많았는데,

늘 밋밋한 화면으로 접하는 수많은 우주의 별과 은하, 각종 행성들은 

신기한 건지- 안타까운 건지 깜깜한 밤하늘 고개를 올려보면, 

무안할 정도로 아무것도 없는 하늘에 점점 무뎌지곤 했다.

관심과 애정이 있어도 내 곁에 닿지 않는 시간이 늘어나면 점점 온도는 식기 마련-

 

그래도 아무런 장비 없이 우주의 신비·자연의 광활함을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대표적으로 <개기일신>인 것 같다.

적어도 10년이 더 지난 그때 느꼈던 충격과 기이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과 경험이다.

 

 

 

 

 

 

부분일식 초반에는 큰 변화를 느끼기 위해서는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로

생중계로 진행한 개기일식을 통해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

부분 개기일식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고,

집 옥상에서 뜨거운 태양빛을 상대로 어설프게 구멍 뚫은 종이를 들고 있는 것보다

그늘을 찾아다니면서 태양의 변화를 살펴보는 게 좋다는 판단에 재빨리 밖으로 나섰다.

 

 

그늘이 있는 벽이나 무언가가 너무 울퉁불퉁하면 생각보다 개기일식을 살펴보기 어려워서

고개를 유심히 돌리면서 걷다가 새하얀 트럭에서 처음으로 부분일식을 육안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상황이지만, 조금 신기한 광경.

생중계로 보는 태양보다 더 낭만적이었다.

 

 

 

 

 

 

  • 부분 개기일식 최대 오후 05시 02분

 

생각보다 오후 다섯 시가 재빠르게 가까워졌고,

나무에 비치는 그림자의 모양은 점점 얇아졌다.

마치 나무에 초승달이 걸려있는 것처럼 바람이 불면

은은하게 움직이는 해의 그림자가 달 조각처럼 마구 흩날렸다.

길을 걷는 사람들 중. 나를 제외하면 아무도 관심 없었다. 그게 더 기묘하게 느껴졌지만-

 

 

 

 

 

 

 

 

나무 그림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초승달 모양의 빛이 얇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르게 생각하면 달과 해의 웃음같이 보였다.

오후 5시 2분을 기준으로 한국에서 바라보는 개기일식은 최대로 가려진 다음.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인터넷을 통해 <중동에서 바라본 개기일식 동시에 일출이 진행되는 사진>을 봤는데

조금 옅은 분홍빛 태양이 웃는 입모양처럼 쓱 올라오는 게 정말로 아름다웠다.

덕분에 나중에 일출과 함께 진행되는 개기일식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하늘을 혹시 나하고 바라봤더니-

여전히 둥글게 빛나고 있었다.

신기하다.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이렇게 눈부시다니-!

자연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고, 대단하다.

 

 

 

 

 

 

 

 

 

 

 

 

 

  • 종료 오후 6시 4분

 

점점 부풀어올랐던 햇빛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소대로 돌아갔다.

일요일은 일 년 중 가장 해가 길다는 "하지"여서 오후 8시 가까이 계속 밝았는데-

아직 7월도 안된 이 시점이 하지라는 게. 늘 어색하고 믿기질 않는다.

한편, 우리보다 한참 위쪽인 시베리아는 무려 38도까지 올라간 지역도 있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점점 사람이 살기 힘든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작게나마 조금씩 실천하려고 애쓴다.

제일 효과적인 것은 바로 육식 줄이기. (특히 소고기)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포스팅으로 정리하기로-!

 

 

 

 

 

 

 

 

국립과천과학관 유튜브 초반에 들었던 말 중 하나가 인상 깊었는데,

" 태양은 달보다 400배 정도 커다랗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달이 가려질 수 없다고,

그런데 무슨 우연인지 태양과 달의 거리가 400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개기일식이라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라고 말했고. 그다음 이어서-

" 아마도 이런 아름다운 우주 현상은 지구에서만 일어나는 일일 수도 있다."라고 끝마쳤다.

 

 

내 주위에 무슨 기적과 우연이 있는 걸까? 하며, 따분하게 흘려보낸 시간들이

꽤 많았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우주와 자연, 지구는 우연과 기적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선물이라는 것을 이번 부분 개기일식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천문/우주가 좋은 것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유도 있지만,

저 멀리 셀 수 없는 광년의 거리로 떨어진 별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구의 소중함, 이 귀중하고 값진 시간과 일상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잠깐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천문학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손꼽을 수 있겠다.

작년 한국을 잠시 벗어나 유럽에 지내면서 밤하늘을 참 많이 올려다봤는데-

그 차가운 공기 바로 위. 수많은 별들이 반짝거리던 게 아직도 눈에 선명하다.

다음 개기일식, 그리고 다양한 우주 이벤트가 기다려진다.

 

 

 

 

 

 

인스타그램 @imsuperstar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