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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교보문고 책쉼터 책 에세이 추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은

단순히 여자 두 명이 살게 된 내용이 담긴 책이 아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타인과 같이 삶을 꾸리는 일이 잦다.

가족은 그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데,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가는 우리는 가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과

생각한 것보다도 많이 접촉하고 생활하게 된다.

예를 든다면 학교, 학원, 회사, 자주 다니는 단골가게, 종교 등이 될 수 있겠다.

우리는 각자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생성된 관계에 대한 명칭과 역할이 정해져 있는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새로운 가족관계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 형태, 2인 이상 단체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할 지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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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는 각자 1인 가구로 약 20년 정도 지내다,

우연히 같이 살게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맞는 부분이 많아서 순조로울 것 같았던 두 작가는 새로운 조립식 가족으로 지내면서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삐걱거리고 투닥거리기도 한다.

가장 자주 맞닿은 사람.

관계에서 나의 가장 못생긴 일상을 공유한다는 것에 대하여.

이들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잘 싸우고 잘 지내는 방법을 책에서 제시해주기도 했다.

과연 우리는 가까운 가족부터, 친구, 부부, 회사 2명 이상의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시,

우리는 좀 더 조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까?

고민 없이 역할분담을 수행하면서 누군가를 혹사시키거나, 내가 그 대상이 된 건 아닐까?

그것은 각자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래서 위에 말한 2명 이상의 관계를 가까운 집에서 공유하는 시간이 잦은 이.

또는 미래의 조립식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황선우 지음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

김하나 황선우 지음 위즈덤하우스

 

 

혼자 살아온 시간이 제법 늘어난 지금.

요즘 나이를 먹으면서 앞으로 삶의 방향성을 다양하게 열어두고 싶어 졌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정해진 정상의 틀에 상당히 빗겨나간 삶을 계속 살아왔기 때문이었다.

지금껏 누군가에게 증명하기 위한 삶과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오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이 사람들이 정한 기준으로 말하자면, 잘살고 있든- 잘살지 못하든-

사계절이 번갈아 우리에게 다가오듯.

각자의 삶의 주기에 맞게 고민이 되는 기간이 있는 것이다.

앞자리의 숫자가 달라진 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갔구나에 대한 허탈감이 크기 때문인 것 같다.

몸의 성장은 무슨. 이제 점점 퇴화되면서 녹슬고,

그동안 방치했던 어딘가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고장 나서 고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다니-

그런 과정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은 같이 사는 누군가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최소한 나는 결혼은 내 선택지에서 가장 먼 무언가였다.

다른 사적인 이유도 많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결혼이 현재 나에게 맞지 않는 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내야 하는 걸까?

1인 가구는 제법 늘어나고 있지만, 

그게 가능한 지. 무리수인 지 지금 당장 알 수 없지만-

작년 2019년 2월에 발간된 이후 화제였던 책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이야기가 몹시 끌렸다.

당장 주위에 마음 털어놓고 사정을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면, 책이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조언자가 되어준다.

 

책의 전반적이 내용은 김하나 작가와 황선우 작가가 각자 겪었던 일화를 중심으로 풀어쓴 에세이다.

사실 책을 통해서 1인 가구와 또 다른 가구형태는 어떻게 적응할지에 대해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관계의 역할이 주는 무게에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두 작가가 지내면서 겪는 감정과 일화는

일반적인 부부에 덧입혀도 손색없을 정도로 비슷한 부분이 많았지만,

부부와의 차이점이 어떤 것인지 또한 극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그 차이점이 어찌 보면 내가 한국에서 결혼을 하기 싫은 이유이기도 해서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마 이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여성분들이 공감을 할 것 같다고 느꼈다.

사회가 짜 놓은 극명하고 단단한 성별 간의 역할극이 이렇게 무겁다니-.

또한 아이가 있는 것과 없는 삶의 차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만약 두 작가 집에 아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책에 적혀있는 내용은 180도 다르게 흘러갔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결혼을 꿈꾸는 사람들은 두 작가의 거주형태를 꿈꿀 가능성이 높다.

마음 맞는 친구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던가,

비슷한 취향과 이해관계가 있지만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상호보완이 되면서도 다투지만 잘 이겨내는. 그런 여지가 있는 관계.

또한 서로 시간이 만들어 같이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가끔 가족들이 있는 자리에 부담 없이 초대하고 받는 그런 일상.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의 역할, 여자의 역할, 남자의 역할, 지위의 역할,

가정주부의 역할, 엄마의 역할, 며느리의 역할이 너무 뚜렷하고 단단하다.

두 작가는 그런 사회가 만든 고정관념 역할을 넘어섰을 때,

어떤 관계로 지낼 수 있는지 또한 어떤 현재와 미래를 꿈꿀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기쁜 마음이 더 컸다.

변화의 구멍이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으니까-

 

 

한편.

이것은 온전히 타인의 경험의 일상이기도 해서 마음이 울적해지기도 했다.

현재 주위에는 동네 친구도 없고, 그렇다고 마음이나 일상을 나누는 지인과 친구도 적은 편이라면

이런 미래의 가족형태를 꿈꾸는 게 버겁기 때문이었다.

인간관계라는 게 애쓴다고 주위에 마음 맞는 사람이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책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이해할 수 있었고,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 것도 마찬가지였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바라봄으로써 다른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이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크게 얻는 무언가라고 생각해봤다.

사람들은 어떤 작품, 음악, 책을 읽고 동기가 된다면.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면서 노력을 한다.

그래서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나에게 무척 값진 것이다.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더욱더 많은 사례를 보여준다면,

우리가 지금껏 경험하고 바라봤던 가족과 고정된 역할이 조금씩 사그라들지 않을까?

 

 

 

*

현재 김하나& 황선우 작가는 유튜브에 hawaii delivery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두 작가가 선곡한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으니 책을 읽으면서 선곡 리스트를 듣다 보면

어느새 망원 아파트에 있는 집에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확인하세요!>